1. 디지털 시대, 왜 독서가 먼저일까?
요즘 교육 트렌드를 보면 '코딩 교육'이 빠지지 않습니다. 초등학교에서도 코딩 수업이 필수로 도입되었고, 학원가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유치원생 때부터 배우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물론, 코딩은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핵심 역량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문제 해결력, 논리적 사고력, 창의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교육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질문을 먼저 던져보아야 합니다. “아이의 사고력과 언어력, 집중력은 제대로 형성되어 있는가?” 코딩이라는 고차원적 사고 훈련은 기본적인 언어 이해력과 사고의 깊이가 뒷받침되어야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초 체력이 약한 채로 운동을 한다고 실력이 늘지 않듯, 독서력이 약한 상태에서 코딩을 배워도 단순한 '암기식 프로그래밍'에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정보를 단순히 '많이 아는 것'보다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는가'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아이가 어떤 개념을 배우더라도 그것을 해석하고, 문제에 적용하며, 자기 생각으로 확장하는 능력은 모두 ‘언어 기반의 사고력’에서 비롯됩니다. 이 언어력의 핵심 도구가 바로 독서입니다.
독서를 통해 아이는 문장을 이해하고 요약하고, 타인의 생각을 해석하고, 자기 생각을 말이나 글로 정리하는 능력을 기르게 됩니다. 즉, 독서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모든 학습의 기초가 되는 도구입니다. 코딩, 수학, 과학, 사회, 심지어 예술까지도 깊이 있는 독해력과 사고력을 바탕으로 접근할 때 비로소 실질적인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2. 자녀 독서력 키우기, 이렇게 실천해보세요.
많은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는 책을 안 읽어요”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책을 안 읽는 것이 아니라, '책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자녀의 독서력을 키우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할까요?
① 흥미 기반 책 선택
아이에게 독서 흥미를 키우는 첫 걸음은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공룡, 마법, 요리, 탐정 이야기 등 아이가 관심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책을 권해보세요. 처음에는 글이 적고 그림이 많은 책이라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재미'를 느끼는 경험을 만드는 것입니다.
② 독서를 놀이처럼 접근하기 아이에게 독서는 ‘공부’가 아니라 ‘놀이’로 다가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책 속에 나오는 요리를 함께 만들어보거나, 등장인물 역할극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퀴즈를 만들어 책 내용을 복습해보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독서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③ 일상 속 독서 루틴 만들기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책을 읽는 습관을 만드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잠들기 전 10분, 식사 후 20분, 주말 아침 등 아이가 안정적으로 책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정해보세요. ‘짧고 자주’가 독서 습관 형성에 훨씬 효과적입니다.
④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 특히 초등 저학년까지는 부모와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이 매우 중요합니다.
책을 읽고 난 후 “어떤 장면이 재미있었어?”, “주인공이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책 속 내용을 되짚어보고, 아이의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⑤ 독서 환경 조성 집 안 곳곳에 책이 있는 환경을 조성해 보세요.
거실이나 식탁 근처에도 책을 비치해두고, 스마트폰 대신 책을 자연스럽게 집어 들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또한, 책장을 예쁘게 꾸미거나, 책을 ‘선물’로 주는 것도 좋은 동기부여가 됩니다.
3. 독서력이 강한 아이가 미래를 이끕니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닌 ‘의미를 창조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언어력과 사고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바탕은 오직 꾸준한 독서를 통해 쌓을 수 있습니다.
독서력은 시험 성적만을 위한 능력이 아닙니다. 타인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는 능력, 다양한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 그리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주체적인 사고력이 모두 독서를 통해 키워집니다. 이러한 능력은 코딩이나 수학, 외국어 학습에서도 근본적인 경쟁력이 되며, 인공지능 시대에도 대체 불가능한 인간만의 강점입니다.
또한 독서를 잘하는 아이는 자기 조절력과 집중력이 높아지며, 인내심도 자연스럽게 자라납니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에게 매우 필요한 역량입니다. 스마트폰처럼 즉각적인 자극이 아닌, 책이라는 매체는 생각하고 기다리고 상상하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이런 경험은 장기적으로 자녀의 뇌 발달과 정서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마지막으로 부모의 역할이 결정적입니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먼저 부모부터 책을 읽고, 함께 읽고, 책 이야기를 일상에서 나누어야 합니다. '독서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책을 멀리하지 않는다'는 말은 결코 틀리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꾸준한 독서는 아이의 인생 전체를 설계하는 밑그림이 되어줄 것입니다.
코딩보다 먼저 가르쳐야 할 것, 바로 사고력과 언어력의 뿌리인 독서 습관입니다. 그 시작은 오늘, 아이와 함께 한 권의 책을 펼치는 것에서부터 가능합니다.